일본 기업과의 분쟁이 협의로 해결되지 않아 결국 일본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야 하는 상황. 이때 외국 사업자가 가장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대체로 세 가지입니다.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가, 얼마나 걸리는가, 비용은 얼마인가. 일본의 민사소송에는 고유의 리듬이 있습니다. 실질적인 공방은 서면의 왕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기일 자체는 길지 않으며, 이 점에서 한국의 법정 실무와는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이하 일본법에 근거하여 1심의 흐름, 소요 기간과 비용의 대체적인 모습, 그리고 당사자가 일본 밖에 있을 때 특유의 문제를 설명합니다.
1. 소 제기 — 소장, 관할, 신청 수수료
소송은 법원에 소장을 제출함으로써 시작됩니다. 소장에는 당사자,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을 기재하고 계약서, 청구서 등 주요 서증의 사본을 첨부합니다. 관할은 원칙적으로 피고의 주소지 또는 주된 사무소 소재지의 법원이며, 금전채무는 지참채무가 원칙이므로 채권자 소재지의 법원에 제기할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고, 계약에 합의관할 조항이 있으면 그에 따릅니다. 소가가 140만 엔 이하인 사건은 간이재판소, 이를 초과하는 사건은 지방재판소의 관할입니다. 소 제기 시에는 인지(印紙)로 신청 수수료를 납부하고, 송달에 사용할 우표를 함께 예납합니다.
2. 제1회 변론기일, 준비서면과 서증의 왕복, 쟁점정리절차
소장이 피고에게 송달되면 법원은 통상 소 제기로부터 1개월에서 1개월 반 정도 후에 제1회 변론기일을 지정하고, 피고는 기일 전에 답변서를 제출합니다. 피고가 전면적으로 다투는 경우 그 후 대체로 1개월에서 1개월 반 간격으로 기일이 속행되며, 양측이 준비서면을 교환하고 서증을 제출하면서 다툼의 범위를 좁혀 갑니다. 일본의 민사소송은 매 기일마다 장시간의 구두변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공방이 서면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쟁점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 사건은 쟁점정리절차(변론준비절차)로 넘어가고, 여기서 다툼 없는 사실과 진정한 쟁점을 확정한 뒤 조사할 증거를 정합니다.
3. 증거조사와 화해의 권유
쟁점정리가 끝나면 여전히 다툼이 있는 사실에 관하여 증거조사를 실시하며, 그 중심은 증인신문과 당사자신문입니다. 실무상 진술 내용을 기재한 진술서를 미리 제출하고 기일에는 필요한 사항만을 다루어, 신청한 측이 먼저 신문하고 상대방이 반대신문을 하며, 하루에 여러 명의 증인을 신문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법원은 절차의 어느 단계에서도 화해를 시도할 수 있고, 특히 쟁점정리가 끝난 시점과 증인신문이 끝난 직후에 화해를 권유하는 예가 많습니다. 화해가 성립하면 그 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그대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민사사건은 화해로 종결되는 비율이 상당히 높은데, 이는 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항소의 위험을 없애고 변제를 앞당기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4. 판결과 항소
화해가 성립하지 않으면 법원은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선고기일을 지정하며, 통상 종결 후 1개월에서 2개월 정도 후에 선고합니다. 금전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에는 대개 가집행 선고가 붙으므로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도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1심 판결에 불복하는 당사자는 판결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 항소심은 고등재판소가 심리하며 1회에서 2회의 기일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고, 이 단계에서 다시 화해가 권유되는 일도 흔합니다.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는 상고의 길이 남아 있으나 그 사유가 제한되어 있어 사실관계를 전면적으로 다시 심리하는 절차는 아닙니다.
5. 소요 기간과 비용의 대체적인 모습
소요 기간은 사건에 따라 매우 크게 달라지므로, 아래의 수치는 예측이나 보장이 아니라 대략의 기준으로만 보아야 합니다. 피고가 다투지 않거나 출석하지 않는 사건은 수개월 안에 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질적인 다툼이 있어 쟁점정리를 거치는 사건은 1심에 1년 전후가 걸리는 예가 많습니다. 여러 명의 증인을 신문하여야 하거나 감정을 실시하는 사건은 더 길어질 수 있으며, 항소심의 기간은 여기에 별도로 더해집니다.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청 수수료는 소가에 따라 산정되며, 소가 100만 엔이면 약 1만 엔, 1000만 엔이면 약 5만 엔입니다. 여기에 수천 엔의 예납 우표가 더해지고, 증인이 출석하면 그 여비와 일당을 부담합니다. 특히 유의할 점은 일본법에서는 변호사 보수가 원칙적으로 패소자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각자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의 보수를 부담합니다(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서 인용액의 10퍼센트 정도를 손해의 일부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실무상의 예외입니다). 판결이 정하는 소송비용의 부담이란 수수료와 우표 등 법정 비용을 가리키는 것이지 변호사 보수를 뜻하지 않습니다.
6. 당사자가 외국에 있는 경우 특유의 사항과 절차의 온라인화
피고가 외국에 있으면 소장의 송달을 외교 경로 또는 헤이그 송달협약에 따라 하여야 하고, 실무상 수개월이 걸리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국제사건이 길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므로 처음부터 일정에 반영하여야 합니다. 외국어로 작성된 증거에는 일본어 번역문을 첨부합니다. 원고가 일본 국내에 주소·사무소·영업소를 두고 있지 않은 경우, 법원은 피고의 신청에 따라 원고에게 소송비용의 담보제공을 명할 수 있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소가 각하되므로, 이 점도 처음부터 자금 계획에 넣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일본의 판결을 외국에서 집행하거나 외국의 판결을 일본에서 집행하려면 각각 그 나라의 외국판결 승인·집행 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하며, 일본에서는 법원의 집행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어디에 소를 제기할 것인가는 최종적으로 어디에서 집행할 수 있는가에서 거꾸로 따져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편 절차의 온라인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쟁점정리 기일에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화상회의가 널리 이용되고 있고, 2022년 일본 민사소송법 개정 이후 서면의 전자제출과 기일의 온라인 진행이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외국에 있는 당사자가 모든 기일마다 일본에 올 필요가 없는 경우가 늘고 있으나, 증인신문 등은 여전히 출석이 원칙입니다.
7. 맺음말
일본의 민사소송은 빠르지는 않지만 예측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제 어떤 서면을 내야 하는지, 언제 증거조사에 들어가는지, 언제 화해가 거론되는지가 대체로 가늠됩니다. 흐름을 일찍 파악하고 상대방의 책임재산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이겨도 회수하지 못하는 결말을 피하는 길입니다. 한국 법무법인을 통한 문의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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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레이와 8년(2026년) 8월 시점의 일본 법령 및 실무에 근거한 일반적인 설명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고 특정한 결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